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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기간과 초반의 먹거리들
임신하면서부터 아기와 함께한 것으로 생각하면 4개월인 지금까지 꽤 오랜 시간 아기와 함께하였습니다. 임신 중일 때는 초반에 입덧을 했던 터라 매일 빵과 과일로 식사를 자주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요리를 하게 되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요리하지 않게 되고 김치를 포함한 밥을 먹기가 힘들어서 임신 초반에는 거의 빵만 먹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임신 중후반에 입덧이 없어지게 되면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아무래도 요리를 한 번도 안 해봤다 보니 첫 진입장벽도 너무나 컸고 바쁘기도 해서 귀찮아서 시켜 먹거나 대충 때우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뭔가 출산에 대한 공포도 컸고 준비에 대한 부담감도 너무 컸기 때문에 다 귀찮았던 게 아니었을까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아기가 탄생하고 조리원 기간을 지나서 집에 산후도우미분까지 왔다 가시니 오로지 저와 아기와의 시간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산후도우미분이 오시는 2주 동안은 요리도 같이 해주시기 때문에 정말 좋았습니다. 반찬 걱정없이 낮에 해주신 음식으로 저녁까지 먹던지 종종 배달도 시켜 먹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산후도우미분도 가고 실제로 제가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오자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생아시기 이후의 식사
사실 초반에도 그렇고 지금도 남편이 저녁에 요리를 하나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 반찬 하나만으로 점심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먹을것을 준비하는 일은 재료손질부터 요리까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아기를 돌보면서 요리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리는커녕 밥을 먹을 시간조차 따로 빼기가 힘듭니다. 사실 아기를 바운서나 아기침대에 두고서 먹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 동안 아기를 둔다는 것도 부담이 되고 저녁 시간에는 밥상을 따로 펴기 때문에 바운서나 침대에 필수적으로 눕히게 되는데 자주 아기를 두는 것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아기가 낮잠을 자는 시간에 보통 식사를 하는 것이 편합니다. 약간의 요리가 아예 없을 수는 없기 때문에 요리와 식사를 같이 하려면 최소한 20분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동안 아기가 가만히 있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자는 시간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기는 낮잠을 그렇게 길게 자는 아기가 아니었습니다. 한 30분 정도가 평균이고 1시간 자는 날도 있긴 하지만 짧게 토끼잠을 주로 자는 아기인지라 자는 시간에 밥을 먹고자 하여도 굉장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자는 시간을 항상 맞추기는 어렵고 하여 급하게 밥에 반찬만 올려서 부엌에서 처리해 버리곤 합니다. 아기 때문에 좌식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밥상을 일일이 다시 펴야 하는데 그 과정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하여 부엌에서 해결하는 것이 편리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부엌에서 아기 침대를 내려다보면서 아기 얼굴이 다른 것에 덮여있지는 않는지 자세는 괜찮은지 보면서 식사하면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런데 뭘 먹을까?
아무래도 식사메뉴는 단일 메뉴에 김치가 가장 편합니다. 전날에 제육볶음이나 소고기, 고기 종류가 종종 많이 있습니다. 그런 메인 반찬 하나를 빨리 볶아서 밥그릇에 올려서 먹으면 금방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 단일 메뉴가 없다면 볶음밥을 해서 먹어도 좋겠지만 아무래도 요리를 직접해서 먹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아기가 자는 그 소중한 시간에 요리를 하며 에너지와 시간을 다 쓰면 정작 먹을 시간은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밥을 간단하게 먹게 되면, 물론 간단하다고 적게 먹는 것은 아닙니다. 밥은 또 배고파서 많이 먹어야 했기에 양은 많이 먹었습니다. 중간중간 에너지바 같은 간식을 챙겨먹는 것이 좋습니다. 간식으로는 아무래도 빵이 맛있긴 하겠지만 절제를 한다면 에너지바와 두유 같은 것을 먹곤 했습니다. 갑자기 단 것이 당길 때도 있는데 비상용으로 초콜릿을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폭식하는 것을 방지하고 단 것도 적절히 섭취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또 단호박샐러드에 꽂힌 적도 있는데 그 때에는 점심으로 샐러드를 시켜서 먹곤 했습니다. 먹으면서 배달을 자주 하게 되니 마음에 부담감도 들고 몸 걱정도 되고 돈 걱정도 되어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들 그렇듯 꽂히는 것을 먹지 않으면 계속 생각나게 되고 결국은 시키게 되는 그런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시켜 먹었던 것 같습니다.
카페를 자주 시키게 되어 안되겠다 싶어 실링 캔 커피를 여러 캔 파는 카페에서 5캔을 한꺼번에 시키기도 했습니다. 너무 참지는 않더라도 적절히 조절하면서 배달하는 것이 스트레스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외출이 힘들다 보니 배달 아니고서는 먹을 수가 없는 점이 더 배달을 시키게 되는 악순환이긴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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